오직 한 사람을 위한 시대, 유신
유신유신 - 10점
한홍구 지음/한겨레출판

이 책을 이렇게 빨리 읽어 볼 생각은 없었다. 사실 우리의 근현대사를 보면서 마음이 꽉 막히는 듯하고 한숨을 내쉬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마는 나는 그러한 암울한 역사를 자꾸만 되새겨보고 싶지 않다. 두번 다시 아픈 역사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라는 결의를 다져야하는 것이 맞는 것이겠지만 나는 자꾸만 더 답답하게만 느껴지는 현실을 도피하고 싶어서 그런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그런 내가 어쩌다 이 새롭지도 않은 이야기들을 다시 되새기듯 읽고 말았을까.

얼마전 한권으로 읽는 대한민국대통령 실록이라는 책을 읽으며 또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우리의 현대사를 간략히 정리하게 되었다. 그런데 역시 아직도 그 역사적 사건이 진행되고 있는 현대사는 뭔가 속시원히 모든 것을 다 까발리면서 평가할수는 없는 것이라는 한계를 여실히 느낄수밖에 없었다. 그런 아쉬움때문에 더욱더 유신을 빨리 되새김질하고 싶었던 것일까? 물론 그래서이기도 하겠지만 나는 한겨레에 연재되면서 간헐적으로 읽다말다 하던 원고가 아니라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나온 글들이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1년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어떻게 느껴지게 될까가 더 궁금해서 이 책을 이렇게 빨리 집어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유신의 시대를 알지 못하는 - 물론 나 역시 그 시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지만 - 지금의 어린 친구들은 또 나의 느낌과는 달리 어떠한 것을 생각하게 되는지 궁금해서이다. 내가 먼저 빨리 읽고 되도록 많은 젊은 청년들에게 선물로 뿌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들이 지금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하고 실천했으면 하는 소망을 담고서말이다. 아, 그런데 유신의 시대는 역시나 쉽지가 않았다. 금세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던 이 책을 열흘은 넘게 들고다녔던 것 같다.

˝유신이 되살아났다.
역사가 한번은 비극으로 한 번은 소극으로 두 번 되풀이된다는 말은 역사란 것이 같으면서도 다르고, 다르면서도 또 무언가 같은 점이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기도 하다. 달라진 점을 정확히 포착하여 비극이 두 번 되풀이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새 세대의 몫이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이다. 이 책은 이 시대착오의 나날을 견뎌내고 보다 나은 오늘을 누려야 할 젊은 세대에게 유신시대를 제대로 장송하지 못한 세대에 속한 역사학도가 드리는 미안한 마음이다˝
저자의 말은 또한 우리들 자신의 말이기도 할 것이다.

사실 나는 그 시절, 그 시대가 얼마나 끔찍한 암흑이었는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전설처럼, 그러니까 어찌 한 세대가 지나가지도 않은 그 과거에 자유도 없었고 민주도 없었고 평등도 없었다라는 말은 전설속의 이야기에서나 나올 수 있는 말이 아니겠는가. 무법천지인 중세의 암흑기에서나 사법살인이 일어나는 것이고, 우리가 배웠던 무지몽매한 야만인들이나 저지르는 일들이 이성과 지성을 가진 우리의 부모 세대에게서 일어났던 일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유신은 한국현대 정치사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들을 총체적으로 알 수 있다. 오래전부터 이런 저런 자료를 통해, 책을 통해 단편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들이 한 권의 책으로 정리되어 나왔다는 생각에 그리 새로울 것은 없으리라 생각했지만 우리의 아픈 현대사를 돌아보는데 어찌 새로움이 없을 수 있으며 답답함과 먹먹함, 또한 부끄러움이 없을 수 있을까.

이제 나는 긴말이 필요없이 그저 이 한권의 책을 건네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한국 사회가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것이냐, 박정희의 망령이 인도하는 과거로 돌아갈 것이냐의 기로에 서 있는 지금,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의 뿌리나 줄기가 되는 시대를 돌아 볼˝것이며 ˝유신과 대결하며 자기를 헌신한 선진들은 형언할 수 없는 감사의 대상이요, 오늘날 이만큼이라도 자유와 인권을 누리는 것은 전적으로 그들의 희생의 대가˝임을 알아야 할 것이며 이 시대를 넘어 자유, 평등, 평화의 시대를 향해 함께 나아가자고 할 수 있는 그들에게.



http://lifewithu.egloos.com2014-02-09T04:58:450.31010
by island | 2014/02/09 13:58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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