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
화해화해 - 10점
틱낫한 지음, 진우기 옮김/불광

예전에 어린 시절에 겪은 수많은 상처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치유되지 않는다면 그것이 모두를 힘들게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다.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우리에게는 모두 상처가 있는데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이후의 삶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얘기인 것이다. 더구나 얼마전에 서로의 개인사를 이야기하다가 결국 어린 시절의 행복함은 그 사람이 성인이 된 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어린 시절 그리 행복한 기억이 없이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랐다면, 그 사람은 많은 부분에 부정적으로 반응하고 자신이 사랑을 받는 것도, 사랑을 베푸는 것도 쉽지 않게 된다는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그 말이 전혀 헛된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더랬다.

그런 기억이 있어서인지 틱낫한 스님의 '화해'는 내 안의 아이 치유하기,라는 부제만으로도 엄청난 관심이 생겼고 내 안에 깊숙히 내재해 있는 상처받은 아이를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 궁금해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의 내용은 생각과는 조금 다르기도 했고, 내가 가톨릭 신앙을 갖고 있어서 그런지 가톨릭 내에서의 들숨날숨 묵상은 편하지만 왠지 낯선 명상법은 그리 쉽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 안의 아이를 어루만져 주는 지혜의 글은 내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물론 내 안의 아이를 치유하는 일곱가지 수행법도 반드시 그대로 따라하지 않더라도 내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고, 내 안의 아이를 치유할 수 있을 방법을 찾아 수행한다면 도움이 되는 이야기가 담겨있어 책은 생각보다 더 긍정적으로 나에게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화해를 부르는 세개의 문장은 무조건 화를 내는 것이 나쁘다고 말하지 않고 자신의 화를 어떻게 잘 다스려야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오랜 사회생활로 나날이 스트레스가 쌓이고 울화통이 터져날때가 많아지면서 가끔씩 폭발하듯이 화가 날 때가 있는데 그것을 무조건 참아야만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는 않는 것이다. 물론 화를 내지 않는다면 더욱 좋겠지만, 스스로도 어쩔 수 없이 화가 났다고 하면, 나 자신이 화가 났음을 인정하고 그것을 상대방에게 전할 수 있도록 하며 나 자신도 나의 화를 다스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음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며 또한 나 혼자 그 고통을, 그 화를 전환시킬 수 없기 때문에 '나를 도와줘'라고 말할수도 있어야 함을 말해주고 있는데 이러한 것은 '화해'를 위한 중요한 노력이 되리라는 생각이 든다.

"마음이 다쳤을 때 가능한 두가지 사고방식이 있다. 하나는 우리를 더 화나게 하고 상대에 대한 보복심을 불러일으키는 사고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을 진정시키고 내면의 자비 및 이해와 접촉하여 평화로운 마음을 되찾는 사고방식이다. 후자를 선택할 때 상대방 역시 고통받고 있음을 볼 수 있고, 그때 우리의 화는 사그라진다"(56)
사실 이 책을 읽기 시작할 때쯤 어머니가 교통사고를 당하셨다. 속병도 없으시고 최근 운동도 열심히 하셔서 걷기도 잘 하시고 건강히 지내시고 계셨는데 길을 건너다,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외부의 힘에 의해 사고를 당하고 병원에 계신것이다. 통증때문에 고통스러워하시고 중환자실에 계시면서 또렷하던 의식이 자꾸만 흐릿해져가고 헛것을 보시는 어머니를 보니 미칠 것 같았다. 사고를 낸 운전자도 몹시 당황했겠다, 싶으면서도 조금만 더 주의를 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다보면 막 화가 치밀어 오른다. 그러다가 '화해'를 읽으며 마음을 다시 진정시켰다. 물론 완전히 화를 진정시킨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는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평화가 자기 자신에게서 비롯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그 실천 방법은 누구나 아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깨어 있음의 에너지를 생산하고 고통이 있던 자리에 이해와 자비가 자리할 때, 화해가 좀 더 쉬워진다.(133)...... 나는 지금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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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sland | 2011/12/03 00:22 | 트랙백(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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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도서출판 부키 at 2012/02/23 23:54

제목 : 내가 찾는 아이 : 상처 입은 내면아이를 찾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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