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의 즐거움
교양인의 행복한 책읽기교양인의 행복한 책읽기 - 10점
정제원 지음/베이직북스

'즐거움'이란 무엇일까.
누군가에게 책읽기라는 것은 놀다가놀다가 지쳐 도무지 다른 할일이 없을 때 한번 해볼까 하는 지겨움일수도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학교 수업시간 후 1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도 책읽기를 하고 싶어 도서관으로 뛰어가는 지상 최대의 행복일수도 있다. 솔직히 어느 누구가 더 낫다 라는 말은 좀 어리석은 말인듯하고 순전히 나의 입장에서 나의 즐거움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겠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나의 어린시절에, 혼자 집에 덩그러니 놓여있다가 책 한 권 옆구리에 끼고 날이면 날마다 집 옥상 계단에 걸터앉아 책을 펴들었다고 한다. 학교도 다니기 전의 나는 그때 글자를 읽을 줄이나 알았을까? 내가 알기로 우리집에는 그림책이라는 건 없었으니까 분명 옆구리에 끼고 올라가 펼쳐든 책은 온통 글자투성이였을텐데.
어쨌든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시절을 빼더라도 나는 집에가면 혼자 책을 장난감처럼 갖고 놀았던 것 같다. 언젠가 한번은 날씨도 화창한 오후였는데 에드가 앨런 포우의 검은고양이를 읽었던가. 텅빈 집에 혼자 있는 것이 너무 무서워 사방을 두리번거려봤지만 오히려 그 적막함이 더 나를 위협하는 듯한 두려움에 떨었던 기억이 아마 유일하게 책읽기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던때가 아닐까 싶다.

'교양인의 행복한 책읽기'라고 되어있는 이 책은 이미 충분히 책읽기의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 내게는 그닥 끌리는 책이 아니었다. 더구나 '교양인'이라는 말이 왠지 괜한 자격지심처럼 내게 거슬리는 말이 되어버려서 그저 책읽기에 관한 책이려니 싶어던 것이다.
그런데 마쓰오카 세이고의 창조적 책읽기를 읽고 난 후 책의 내용을 살펴보기 위해 목차를 훑어보는 습관을 들이고 있던터라 이 책에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 차례의 제목을 슬그머니 훑어보게 되었다. 그런 후 바로 나는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되어버렸다.
사실 책의 소제목들이야 책을 좋아하고 즐겨 읽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은 다 경험해보고 자기 나름대로의 책읽기를 통해 체득하고 있는 그런 내용이라고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내가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그 소제목의 광범한 내용뿐 아니라 저자가 언급하고 있는 책들때문이었다. 물론 읽지 않은 책들도 많지만 내가 이미 읽은 책들은 내게 책읽기의 즐거움을 선물해 준 책들이었기에 저자와의 책읽기 코드가 맞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읽어보지 못한 책들에 대해 저자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흥미를 느낀다면 그 책들을 읽어도 후회가 없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독서의 범위를 마구 넓혀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저자가 이야기하는 독서의 즐거움에서 배울 수 있는 노하우는 잘 기억하였다가 나 스스로의 독서의 즐거움으로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이 책은 내게 책읽기의 즐거움을 새삼 더 느끼게 해 주었으며 책읽기가 그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것임을 또한 다시 확인해본다. 물론 진정 책읽기의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면, 그 책읽기를 통해 타인을 만나고 소통할 수 있을 터이니 책읽기가 혼자놀기가 아니라는 것 역시 새삼 생각해보며 웃음짓게 된다.

이 책에서 언급하고 내가 무척 재미있게 읽은 책들을 두번째로 읽을만한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는데, 읽고 싶은 책들이 넘쳐나고 있는 지금으로서는 아직 내가 읽지 못한 다른 많은 책들을 읽으려한다는 것이 조금 맘에 걸리긴 하지만 뭐 어떤가. 그것 역시 소통과 만남 속에서 나를 발전시켜 나가고 내게 책읽기의 즐거움을 준다면 그것으로 행복할뿐.



http://lifewithu.egloos.com2010-05-11T09:20:230.31010
by island | 2010/05/11 18:20 | 트랙백(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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