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 열쇠야
모텔 라이프모텔 라이프 - 10점
윌리 블로틴 지음, 신선해 옮김/Media2.0(미디어 2.0)

이 책에 대해서 뭐라고 해야할까. 책을 읽는데 그리 어렵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또 쉬운것만은 아니었다. 아버지는 집을 나가버리고 어머니는 어릴적에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남겨준 얼마안되는 유산마저 뜻밖의 사고를 당한 형의 수술비로 다 써버리고, 형제만 세상에 남겨져 둘이 의지할 곳 없이 모텔에서의 생활을 하게 되는 이야기 라고만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이 책의 이야기이다. 프랭크와 제리, 이 형제에게 남겨진 것은 절망과 비루한 삶 이외에 또 무엇이 있을까.

이야기의 시작은 모텔에 살고 있는 프랭크의 방으로 날아들어온 철새에 의해 유리창이 깨어지고 방은 엉망이 되었고 그 날 속옷에 코트만 걸친 형 제리가 찾아와 길을 가던 어린아이를 차로 치고 도망쳐온 날 저녁의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차 앞으로 뛰어들어온 아이가 즉사한 걸 알고, 무작정 차를 타고 도망치는 형제의 생활은 그 이후뿐 아니라 그 전부터 모텔에서의 생활이었다. 정착하지 못하고, 오랜 시간을 머물러 있다 하더라도 자신들의 삶의 보금자리가 될 수 없는 공간인 모텔에서의 생활은 이들의 불안정한 삶과 미래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었을까?

형제의 이야기는 현재에서 시작하여, 현실에서 도망치듯, 어디로 무엇을 향해 가는지 모르지만 차를 타고 앞으로 달려가기만 하는 현재의 속도와 비례하여 형제의 과거의 어린시절 이야기가 섞여든다. 그러한 그들의 삶은 어린시절부터 현재까지 어긋난 인생을 살아가며 절망으로만 빠져들고 있는것처럼 보인다. 아버지는 사라지고,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형은 사고로 다리를 잃고 동생은 사랑하는 여자친구에게 배신을 당하고...
갑자기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는 프랭크에게 우리는 무슨 말을 해 줄 수 있을까? 어린 생명을 죽였다는 자책감에 빠지고 두 다리를 잃어 맘대로 몸을 움직일 수 없어 절망하는 제리에게는 또 어떤 삶의 희망을 줄 수 있을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후 프랭크가 일했던 중고차단지의 사장인 얼이 그에게 해 준 희망의 이야기는 그런것이었다. 내가 원하는 인생을 상상하고, 내가 원하는 곳에 있는 것, 그곳이 맘에 안들면 또 다른 곳을 찾아가면 되며, 내게 힘이 되어주며, 아무도 나에게서 빼앗아 갈 수 없는 그런 곳을 만들라는 것이다.
"현실에서 탈출할 장소를 마련해 주고, 희망을 준 거지. 희망이 열쇠야."(103)
프랭크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위안을 찾고, 제리는 그림을 통해 위안을 얻는 것이 바로 그 희망이 되는 것이리라. 이들의 이야기는 어쩐지 '절망속에서 부르는 희망노래'라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두 다리를 잃고 혼자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형에게 동생은 그렇게 이야기한다. "형은 내 형이고 항상 날 돌봐 줬어. 우리 인생은 이제 막 시작이라고. 아직은 뭔가 위대한 일을 하지 않아도 되잖아." (127)
그렇게 그들은 희망을 찾는 법을 알고 있는 것이다.

"내가 뭘 말하려고 하는 거냐면, 자네 인생이 후졌다는 생각으로 결정을 내리진 말라는 거야. 나는 위대한 인물이다, 적어도 선한 사람이다, 이런 생각으로 살라는 말이네. 스스로 버러지 같은 좀팽이가 되진 말게. 자네에겐 드넓은 세상이 이어. 눈을 뜨지 않으면 아무것도 보지 못할 테지만. 그래 좋아, 친구. 이게 다야. 내가 해 줄 말은 다 했네." (202)



http://lifewithu.egloos.com2009-10-20T08:42:240.31010
by island | 2009/10/20 17:43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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