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조각들, 그리고 나의 파편들
당신의 조각들당신의 조각들 - 8점
타블로 지음/달

책을 다 읽었지만, 뭐라고... 선뜻 잡히는 말이 없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 '타블로라는 천재적인 문학성을 지닌 유명한 대중가수'에 대한 편견을 버렸어야 했다. 그러지 못하고 이 책을 읽기 시작해버렸고, 곧바로 후회하기는 했지만 그건 좀 더 훗날 이 책을 읽어야겠다는 결심을 굳힐만큼의 큰 힘이 되지는 못했다. 그래서 나는 그의 글들을, 그가 살아온 스무살즈음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주워담을수밖에 없었다.

'나는 마음이 닫혀 있었고, 이상할 정도로 자의식이 강했고 또 냉소적이었습니다.
이 소설은 그런 스무 살 전후의 흥분과 비밀의 조각들입니다'
그는 스스로를 냉소적이었다고 표현하지만, 스무 살 전후 그의 비밀의 조각들을 맞춰나가다보면 세상에 대해 열려있으려고한 그의 모습이 보이는 듯 했다.
처음 타블로의 글을 읽을 때 언어의 표현에 있어서, 드러내고자 하는 마음을 글로 표현해놓은 것에 대해 - 물론 그가 드러내고자 한 마음이 뭐였는가를 내가 정확히 끄집어냈다고 할수는 없지만 - 뭔가 어색하고 이상한 느낌이 들었었다. 이야기를 읽어가다가 문득, 이 글의 조각들은 스무살 전후의 한 젊은이가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대한 느낌과 삶의 모습을 풀어낸 것일뿐이지 않은가, 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느꼈던 그 어색함이라는 것은 아마도 좀 더 나이를 먹은 그의 작품을 기대했기 때문이었을 것이고, 천재적인 문학도로서의 그의 작품을 기대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 대해 이미 타블로는 책의 서문에 밝혀놓은 사실을 나는 간과해버리고 내 멋대로 글을 읽기 시작했기 때문임을 이제는 안다.
"오래 전, 영어로 썼던 원문을 한국어로 직접 번역했다. Lost in translation'이란 말이 있듯이 언어와 문화적인 차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희생된 언어들이 있었고 그러는 사이 새로 찾게 된 우리 언어들도 있었다. 영어 문장에 비해 우리 문장이 미숙해서 조금 걱정되기도 하지만 최대한 원문을 그대로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그래, 어쩌면 그의 글을 김연수라는 작가가 번역했다면, 타블로라는 이름을 내걸지 않고 '당신의 조각들'이라는 작품을 내걸고 이 책을 읽을 수 있게 했다면 내 느낌은 아주 많이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타블로라는 작가의 대중적인 명성때문이 아니라, 스무살 즈음의 젊은이가 세상에 대해 풀어놓은 자신의 비밀스런 조각들이라는 것을 떠올리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언젠가 어디선가 '아, 이 이야기는...'이라는 느낌이 드는 것 역시, 어쩌면 내가 그가 지나온 스무살 시절을 보냈고 그의 조각들 속에 간혹 나의 파편들이 묻혀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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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sland | 2008/12/06 13:59 | 트랙백(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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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미도리의 온라인 브랜딩 at 2008/12/21 01:26

제목 :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① 타블로의 '당신의 조각들'
내가 에픽하이의 노래를 마음에 들어하긴 했지만 타블로라는 개인에게는 별 관심을 두지 않았었는데 그가 글을 쓴다는 것을 알고부터 관심이 확 쏠렸다. 가수나 연예인이나 에세이를 내고 베스트셀러 작가임네 한 적은 많았어도 그처럼 탄탄하게 문학 공부를 하고 순수 문학 단편집을 낸 건 처음 있는 일인 것 같다. 처음에는 뉴욕에서 독립영화 조감독으로 활동하였는데 이 때 음악의 매력에 빠져 지금은 가수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본업인 가수로 판매한 5집 앨범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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