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들의 도서관
악기들의 도서관악기들의 도서관 - 10점
김중혁 지음/문학동네

나는 김중혁이라는 작가의 작품들이 이렇게 재미있을줄은 몰랐다. 예상밖의 즐거움에 책을 단숨에 읽었는데 막상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니 난감해진다. 도대체 뭘 끄집어 내어 재밌었다고 얘기를 하지?

나는 음악을 즐기는 편은 아니다. 가끔 귀에 익은 음악이라거나 내 마음에 드는 음악이 있으면 기억을 하기는 하지만 오로지 음악만을 위한 시간을 갖기는 힘들어한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음악은 내게 하나의 배경으로 느껴진다는 것이 맞는 말일것이다. 그런데 참 묘한것은 그 배경이 되는 음악이 나의 생활을 더 깊이있게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기쁘거나 슬프거나 외롭거나 고민이 많거나 때로 화가 날때조차도.

김중혁의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그런 음악을 듣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 뭐랄까...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김중혁 소설 OST'라고 해야할까?
해마다 여름이 되면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는 국제관악제가 열린다. 그래서 문외한인 나는 일년에 한두번은 관악연주를 듣는 사치를 누리고 있다. 연주를 가만히 듣고 있다보면 각각의 관악기가 내는 소리가 어우러져 하나의 음악이 되어 흐르는 소리에 내가 흥겨워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될 때가 있는데, 나는 김중혁의 소설집 '악기들의 도서관'을 들으면서 그때의 연주음악을 떠올렸다. 각각의 작품이 내는 독특한 소리에 감탄을 하다가 문득 그 작품들이 어우러져 화음을 만들고 하나의 연주곡을 만들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연주곡에 폭 빠져들어 즐기고 있는 나를 느낀 것이다.

작가 후기에 그는 "이 소설집은 제가 여러분께 드리는 녹음테이프입니다. ......이 녹음 테이프 속에는 제가 2년동안 세상 여러 곳에서 붙잡아 둔 소리가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저의 취향과 마음과 선택이 담겨 있습니다. 이제 여러분의 카세트 데크에 있는 파란색 플레이버튼을 눌러 제가 녹음한 소리를 들어봐 주십시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의 취향대로, 그의 마음을 담은 선택된 곡들이 들려주는 음악을 들은 시간은 참으로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특히 엇박자가 만들어 낸 그 아름다운 합창을 떠올리며 공연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최고의 감동과 즐거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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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sland | 2008/05/09 09:55 | 트랙백(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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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악기들의 도서관 - 김중혁
삶을 리믹스 하는 DJ 김중혁 우연히 지인을 통해 알게된 김중혁 단편 소설집. 나는 음악을 들을때 다른 사람들이 흘려 버리는 작은 음향들도 민감하게 캐치해 내곤한다. 그럴때면 순간적으로 그 소리에만 집중해버릴때가 있다. 언젠가는 친구들과 대화하다가도 귓가에 스치는 미약한 파동에도 친구목소리를 나도 모르게 음소거 상태로 만들어 버리고, 그 소리에 반쯤 넋이 나가버렸던 적도 있다. 큰소리로 나를 부르는 목소리는 잘 못듣더니 어찌 이런 작은 소리들에......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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