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  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음, 김라합 옮김/문학동네 |
당신 생각을 많이 해요. 아침에도, 낮에도, 저녁에도, 밤에도. 그리고 그 사이와 바로 전, 바로 후에도.
아, 얼마만에 읽는 로맨스(?) 소설인가. 이 책을 선물받기 전까지는 이런 책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제목이 심상치않은 것을 넘어 겉표지에 적혀있는 내용 자체가 압권이다. 이거 연애소설 맞지?
'사흘이나 저에게 메일을 안 쓰시니 두 가지 기분이 드네요. 1) 궁금하다 2) 허전하다. 둘 다 유쾌하진 않아요. 어떻게 해보세요!' 작가가 궁금해 표지를 넘겼더니 이젠 작가에 대한 궁금증보다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커져갔다. 그래서 내용은 어떤가.. 싶어 펴들고 살펴보다가 허겁지겁 책장을 덮어버렸다. 바빠 죽겠고 정신없는데 이 책을 한 장 두 장 읽어가다가 일도 팽개치고 책에 빠져들어버릴 것 같아서 말이다. 그렇게 사흘을 버티고 드디어 이 책을 읽었다. 이메일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럴 수 있다고 공감할 수 있는, 습관적인 타이핑의 손놀림으로 스펠링의 순서가 뒤바뀌어 엉뚱한 사람에게로 이메일이 발송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조금은 냉소적인 듯한 내용으로 시작된 에미와 레오의 이메일은 어느새 조금씩 서로에 대한 감정을 담게 되고.... 이야기의 전개과정과 그 결말에 대해서는 긴장감있게 책을 읽으며 서서히 알아가야만 할 것이다. 이 책은 스토리라인보다 에미와 레오의 감성과 심리묘사가 더 탁월하기 때문이다. 물론 책을 읽는 독자의 감정이입도 매우 큰 공헌을 하겠지만. - 내가 그랬다는 뜻이기도 하고.
가상공간인 인터넷 이메일을 통한 대화와 서로에 대한 감정이 비현실적인 듯 하면서도 지극히 현실적이라는 생각을 하며 책을 읽게 된 것은 일정부분 나의 경험치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불행히도 연애가 아니라 우연찮게 이메일을 주고받았던 경험이었다), 흔히 로맨스 소설이라 불리우는 결말이 빤히 보이는 이야기로 진행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니 이 책에 대해서는 뭐라 이야기하기가 힘들다. 그저 새벽 세시, 문득 바람이 불고 있다고 느껴질 때, 그 누군가가 떠오르고 궁금해질 때 어쩔 수 없는 마음이 된다면 이 책을 집어들라고 권하고 싶은 그런 책이다. 사랑을 시작하는, 사랑을 잃은, 그리고 사랑을 그리는 당신에게 딱인 바로 그 소설인지는 모르겠지만(책의 광고는 그렇게 되어있으니) 적어도 매혹적이고 재치 있는 사랑의 대화인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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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lifewithu.egloos.com2008-05-09T00:53:190.3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