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허에 떨어진 꽃잎 -  카롤린 필립스 지음, 유혜자 옮김/뜨인돌 |
"사람은 과거를 되돌아보아야 인생을 이해할 수 있지만 살 때는 미래를 보고 산다"(113)
뭘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모르겠다. 쓰고 지우고 또 쓰고 또 지우고... 책의 내용을 이야기하는 것 역시 나의 느낌만 묻어나고 있고, 그렇다고 뜬금없이 나의 느낌만을 중얼중얼 늘어놓는다는 것은 이 책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만 같고. 언제나 그렇듯이 나의 어줍잖은 리뷰가 책의 진면목을 드러내보이지 못하는 건 아닐까 염려되어 글이 나오지 않는다.
먼저 간단히 이 책의 내용을 이야기하자면, 독일인에게 입양된 중국인 소녀 레아는 학교의 신문기자이다. 중국 진시왕의 무덤에서 출토된 병마용 전시에 대한 기사를 쓰면서 문명화되고 문화적인 중국의 모습만이 아니라, 1가정1자녀 정책으로 여아살해가 공공연히 행해진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기자인 아버지의 옛 자료를 찾아보며 그에 대한 진실을 파헤쳐가는 도중 우연찮게 자신의 출생과 입양에 대한 비밀을 알게 되고 레아는 자신의 출생에 감춰진 진실을 알기 위해 중국으로 떠난다, 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짧은 글 안에는 너무나 많은 비밀과 이야기가 담겨 있다. 중국의 인권문제라는 커다란 주제안에 외국입양뿐 아니라 국내 입양의 문제, 좀 더 나아가서는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까지 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독일어는 모국어이기 때문에 당연히 잘 하지만, 중국어는 한마디도 하지 못하는 레아는 고향인 독일에서 독일인들 사이에 있을 때 눈에 띄는 존재가 되어버리고 말한마디 통하지 않는 중국에서는 아무런 주목을 받지 못하는 그저 평범한 소녀일뿐이다. 그런 그녀가 아프지만 마주쳐야만 하는 진실은 무엇일까?
물론 그 모든 문제의식들 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진실을 받아들이고 용서할 줄 아는 마음’을 느끼고 배우는 것이다.
진실을 마주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힘들고 어려운 일이리라. 더군다나 그 진실의 모습이 자신의 출생에 대한 것이라면. 어느날 갑자기 나의 존재에 대한 의문이 생겨나고,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나 자신의 존재가 친엄마에게 버려졌다고 한다면... 그래야만 했다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까?
누군가를 위해 꽃잎을 날리고, 또 누군가를 용서하는 마음으로 손을 내밀 수 있을지 나는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강물위에 뿌려진 하얀 꽃잎에 과거를 띄워보낼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할 것이다. 이해와 용서의 마음으로 꽃잎을 띄운 강물이 흘러가는 저 넓은 바다의 미래를 바라 볼 수 있기 위해.
|
http://lifewithu.egloos.com2008-05-09T00:51:140.3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