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사, 여행을 스케치하다
오기사, 여행을 스케치하다오기사, 여행을 스케치하다 - 10점
오영욱 지음/예담

나는 많은 사람을,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 수많은 사람을 부러워했다.
지금도 여전히 타인을 부러워하면서 살아가고 있지만,
언젠가 친구가
’너는 행복한 추억을 많이 가질 것 같아. 그래서 너는 훗날 아주 행복하게 살꺼라고 믿어’
라고 한 말은 지금 내게 ’행복하다’라는 말을 해 주고 있어서,
타인에 대한 부러움으로 나를 짓누르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는 나도 그렇게 될꺼라는 희망을 갖고 세상살이를 하고 있다.

오기사,의 글솜씨는 바르셀로나때보다 더 좋아졌다. 아니, 글솜씨라기보다는 자신의 느낌과 상념을 솔직담백하게 적어놓은 글들이 내 마음에 깊이 와 닿았기 때문에 훨씬 더 좋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겠지.

’비행기와 커피와 사랑에 관한 기억’이라고 하지만, 이건 그의 성장에 관한 기억이라는 생각이든다.
언젠가 나는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이 너무 부러워서 여행길에 무작정 그림을 그려넣고 감상을 적어넣고 그러면서 여행일기를 썼던적이 있다. 아니, 그때 아마도 같이 다녔던 꼬맹이 조카의 쓱싹쓱싹 그려넣는 그림에 반해서 나도 연필로 비뚤거리며 그림을 그려넣었는지도 모른다.
벌써 8년쯤 전의 이야기가 되어버렸지만, 지금도 그때 적은 여행일기를 꺼내면 맘이 조금 뿌듯해지곤한다. 물론 오기사의 여행 스케치를 보면서 내 스케치를 보면 낙담해버리지만.

아, 그리고 더 멋진것은 그가 찍은 사진들. 여러장의 사진을 조각조각 꿰어맞춘듯하기도 하고 약간 비틀어놓기도 한 연작의 사진들은 사진 자체만으로도 아름답고 멋진데, 한번 더 시선이 가게 되어버린다. 아니, 정말 글과 그림과 사진을 모두 다 잘하는 오기사가 왜 이리 부러운게냐!

삶은 여행,이라는 말에 공감한다면 그것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오기사의 여행을 스케치한 것이라는 이야기에도 공감하리라.
낭만적이고 비일상적인 환상을 보여주는 이국의 모습이 아니라 잠시 떠난 여행길에서 삶의 모습을 느끼고 자신을 되돌아보고 성찰하고, 또 추억하게 된다면 그것이 바로 여행이 주는 즐거움이고 꿈이될 것이다.

'사람은 좋은 것만 기억해내는 꽤 매력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 내가 상처를 줬던 많은 사람들도 그랬으면 좋겠다'라는 소망을 갖고 있는 오기사처럼 나도 상처받은 많은 이들이 상처로 남는 일을 다 훌훌 털어버리고 '행복한 추억'만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아픔과 고통, 사랑의 쓸쓸함이 없기를 바란다는 뜻은 아니다. 행복은 그 모든것을 품고 좋은 것만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있게 되리라는 뜻이다.

가볍지만 무거운, 깊이 있지만 또한 산뜻한 오기사의 여행스케치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나도 언젠가 그리 멀지 않은 시간에 여행을 스케치하러 떠나리라는 희망이 통통 솟아나는 것만 같아서.


http://lifewithu.egloos.com2008-05-09T00:49:340.31010
by island | 2008/05/09 09:49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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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두리몽 at 2008/07/12 22:43
낭만적이고 환상적이기만 한 이국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는게 저도 참 좋았어요. 오기사님은 정말 만인의 부러움의 대상이신것 같아요, 그쵸? 포스팅 보고서 같이 고개 끄덕이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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