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기억
도시의 기억도시의 기억 - 10점
고종석 지음/개마고원

책을 처음 받았을 때, 나는 이 책을 천천히 음미하며 - 사실 이 '음미하며'의 의미를 정확히 알면서 하는 이야기인지는 스스로도 확신이 서지 않지만. - 읽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었었다.
책의 실물을 받기 전까지는 금새 읽힐 것 같은 '도시의 기억'이지만 결코 이 책은 금새 후딱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었다. 그의 글이 재미없어서가 아니다. 세계의 여러 도시에 대한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들과 추억을 되새기는 그의 글은 오히려 재미있다. 화려한 미사여구나 자극적인 내용이 담겨있는 것도 아닌데 그의 개인적인 도시에 대한 추억이 왜 재미있는걸까? 그리고 또 왜 그가 걸어다녔던 도시에 대한 그의 사유의 기록을 천천히 음미하며 읽게 되는 걸까?

아마도 고종석, 그의 도시에 대한 기억은 단지 그 도시에 속해있는 당시의 사람들이나 건축물의 겉모습만을 보고 체험하고 느낀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니까 그의 도시의 기억을 재미있게 천천히 음미하며 읽어야 하는 것이다. 그 도시를 방문한 시점의 현재를 돌아보면서 그 현재를 있게 한 과거의 역사와 문화까지 다 아우르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저렴하고 좋은 숙소를 찾기 위해 헤맨다거나 엉뚱하게도 유럽의 도시 - 브뤼헤에서이다. - 에서 먹은 일본음식 스키야키에 대한 찬사도 꽤나 길게 이야기한다. 소소한 말다툼으로 아내와 헤어져 낯선 도시를 헤매던 추억도 떨어져 나오고 어린시절의 펜팔에 대한 추억과 서른해 전 싱그러운 나이에 편지를 주고받던 수사나에 대한 풋풋한 이야기도 있다.

소소한 일상의 추억을 이야기하듯 편하면서도 그의 도시에 대한 기억은 자연스럽게 그 도시가 형성된 역사와 정치, 문화 이야기로 넘어간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하다. 그런 이야기들이 그 도시에 대한 열망을 더욱 부추기는 것이다.
내가 가보지 못한 도시들이 훨씬 더 많긴 하지만 그래도 몇몇 도시엔 가 봤던 기억이 있고 그래서 나 또한 그에 대한 기억과 추억이 있다.
하지만 역시 그의 '도시에 대한 기억'은 현상안에 담겨있는 그 도시의 본질을 꿰뚫고 있기에 그의 발자취를 더듬어 나도 그 도시로 가고 싶다는 열망이 솟구쳐 오르게 되어버린다.





http://lifewithu.egloos.com2008-05-09T00:48:430.31010
by island | 2008/05/09 09:48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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